내가 기다리는 날은
내가 기다리는 날은
이제 날 위해 아무도
기다려 주지 않는 날이어도 좋다.
내가 그리워하던 모든 것들이
날 그리워하지 않을 때
물안개에 새벽 낚시 드리우고
해 저물어 외로운 물 비늘 벗삼아
강가 오두막 맨 땅에 누워도
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밤들을
그리워하는 날이어도 좋다.
내가 기다리는 날은
이제껏 기다리던 모든 날들을
기다리지 않은 날이어도 좋다.
내가 그토록 찾아 부르던 사람들이
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 주지 않는 곳
깊은 산 속 바위 끝 하늘 가린
풀잎 정자에 지그시 누워
산새 우는 계곡 물소리 무심한
아무도 찾지 않는 산 속에
흙 냄새만 그리는 날이어도 좋다.
내가 기다리는 날은
이제껏 꿈꾸던 그 자리를 이제
미련 없이 잊는 날이어도 좋다.
먼 날
꿈결 같던 삶의 흔적들을
한 번도 이루지 못해 언제나 먼
힘겨워서 아름다운 나날들
진정 사랑하는 삶의 그 무엇을 위해
아낌없이 나를 지워버리는
그래서 황홀한 날이어도 좋다
- 詩 : 이남일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