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 꽃
서른을 훌쩍 넘기고 그곳에 닿아
따스한 어깨에 몸을 기댄다
너무 늦은 건 아닐까
아냐, 푸른 나무와 풀들 사이 조그만 떨림으로
그저 바라볼 수 있다는 것
일찍 아침 새소리에 깨어 창을 열면
밤새 서성이던 꿈들이
돌아간다 가슴팍에 발자국 쿡쿡 눌러놓고
이봐, 다 소용없는 짓 멍청한 짓
이젠 지워버리라니까
연두빛.분홍빛도 아닌 노랑.파랑도 아닌
그저 하얀 꽃 한 송이
그대 마흔의 손가락을 흘러 다시 이십년
그 때도 그 자리에 피어 있을까
눈보다 더
흰
- 詩 : 정한용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