등 뒤에서 잠든 그대에게
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게
어찌 길 뿐이겠습니까.
내 그대 향한 사랑도 그렇습니다.
다 보여줄 수 없었기에
간혹 그대는 내 사랑을 의심했고
다 말할 수 없었기에
때로 그대는 내 부족함을 탓했습니다.
하지만 그대여,
정녕 내 마음을 아시는지요.
하늘을 가르는 바람 속에도
그대가 있고
아늑한 저 물 밑 이끼와 이끼 사이에도
그대가 있습니다.
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하고
처음으로 눈물도 알게 한 그대
그대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.
내 등 뒤에서 하루의 고단함을
내려놓는 그대여,
그대는 잠이 들었지만
유독 그 쓸쓸한 가슴은 등을 뚫고
내 심장으로 촉촉히 젖어듭니다.
- 詩 : 김현태님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