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립다 했던가
마른 입술 터진 자리에
아픔 밀어내고
네가 또아리 틀더라
갈 숲 헤치는 소리
흩어진
늦가을 즈문 저녁
히메다리 없는 태양
걸쳐 논 어깨
기운 어깨선 따라 네 이름 구르더니
반 쯤 녹은 눈 비집고
고개 내민 보리밭엔
지난 해
꽁꽁 숨겨논 후회 꿈틀대고
그림자 등지고 앉아
햇살 받아 마시는 아이들의 외침이
목젖까지 차오른 그리움 불러내
장단 맞춘다
어쩌면
기다림에 지친 발길 불러 세우려
구겨진 한삼자락 휘두르는가
코 끝 싸한 바람
목덜미 잡고
희미한 네 얼굴 그리려는가
접어 날린 그리움 날개쭉지에
마음 한 점 떼어 내 부친 엽서 매달아
마른 울음에 뻑뻑해진
너를 보듬어
다시
가슴에 묻는다
글: 한효순 님